2010. 07. 26., 부산 해운대 바닷가
올해는 여름이 되어 한 번도 사진을 찍지 않아서 지난 여름들의 사진을 꺼내게 된다.
난 여름에 바다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.
그 중에서도 특히 부산 바다..
바다는 청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반전을 끼얹는 게 싫은 것이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어쩌다가 여름의 해운대를 가게 된다.
2010년 여름에도 '어쩌다가' 해운대를 가게 되었다.
이 때는 휴가가 시작되기 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바글거리는 정도는 아니었다.
짠물에 몸 담그는 게 싫어서 난 파라솔 밑에서 간식이나 먹으며 짐을 지켰는데,
그 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일은 사진을 찍는 일이다.
여름의 해운대는 전혀 콩 만큼도 기대가 되지 않았지만
여름 고유의 푸르고 맑은 하늘이 정말로 멋있어 다들 수영하느라 정신없는데 나는 풍경 감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.
그 때 이후로 나에게 있어 여름 해운대의 이미지가 아주 약간은 좋아졌다.
물론 아직도 "좋지 않음"에 가깝지만 말이다.
내가 아무리 여름 해운대를 미워하여도
내 바다 기억의 8할은 해운대가 가지고 있으니
어떻게 보면 애증의 관계인 것도 같다.
그래서 나에게 여름의 해운대란..
껍데기가 미워도 알맹이는 밉지 않은 것?
그러니
껍데기는 가라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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